은퇴를 준비하기 위해서 혹은 아이들 학자금 마련을 위해서 투자한다. 소중한 자산을 투기하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미국에 이민 와서 한 푼 두 푼 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는 주식을 사고판다고 해서 본인들이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한다. 본인이 인식하기 어려운 투자와 투기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함께 알아본다.
주식에 투자하며 재미(?)로 한다든지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이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이다. 제대로 하는 투자는 일단 재미가 없어야 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과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펄 셈얼슨(Paul Samuelson)은 '제대로 하는 투자는 잔디가 자라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잔디 자라는 것을 보노라면 얼마나 따분하겠는가? 투자하는데 재미는 없지만, 사실 이것이 투자이다.
짧은 기간에 수익을 기대하면 이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이다. 투자한 종목의 가격을 매일 검토한다는 것은 짧은 기간에 수익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장기투자는 꾸준한 주식배당금과 주식가격 상승을 동반하는 기업의 성장을 기대한다. 장기투자를 한다면 수시로 변동하는 주식가격에 민감할 이유가 전혀 없다.
신문, 방송, 인터넷, 혹은 유망한 주식 선택을 해준다는 뉴스레터, 등에 의존해서 주식 종목을 결정하면 이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이다. 특히 주위에 있는 친지 말만 듣고 투자하면 실패하는 투자로 이어진다. 투자 성공사례는 많이 있지만, 뒤에 숨어있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그 사람들의 투자 재정문서나 세금보고 내역 등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로 큰돈을 버는 경우 물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투자 종목과 시점이 우연히 맞아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연은 지속해서 반복하지 않는다. 우연히 잘 된 투자를 본인이 똑똑(?)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주식투자로 쫄딱 망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투기하는 이유는 본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사고팔면 주식투자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도박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내가 살 때 어떤 투자자는 같은 종목을 판다. 이 투자자는 막대한 자본, 정보, 경험, 주식선별사(Stock Analyst), 등의 도움을 받으며 주식 거래한다.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상대방을 볼 수 없기에 두려운 마음 없이 너도나도 주식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를 본인들만이 모르는 것이다.
투자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 대학교에서 4년을 공부(Finance)한다. 그리고 투자에 전문지식을 얻기 투자 시험(CFA, Chartered Financial Analyst)을 본다.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3단계 시험을 통과해야만 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평균 4~5년을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주식시장에 투자할 때는 이런 투자자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알고는 있지만, 주식 투자로 단기간에 돈을 벌면 흥분하기 시작한다. 투자를 더 많이 했다면 얼마나 더 벌었는지 산수 계산도 열심히 한다. 이런 '투자 대박'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이다.
투기와 투자의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하게 나타난다. 투기나 도박은 세월이 갈수록 투자 돈이 적어지지만, 투자는 세월이 지나감에 큰 액수로 불어날 확률이 매우 높다. 참고로 1926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주식시장의 평균 수익률은 자료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약 10%가 된다. 수익률 10%란 투자 돈이 7.2년마다 2배로 불어나는 놀라운 수익률이다. 10만 불 투자가 7.2년 후 20만 불, 7.2년 후 40만 불, 그리고 7.2년 후 즉 약 22년 후에는 80만 불로 불어난다.
장기투자로 천천히 꾸준히 불어나는 자산을 기다리지 못하고 단기간에 대박이 나기를 기대한다. 본인이 ‘피와 땀인 소중한 돈’을 투기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하는 이유이다. 7/6/2020
이명덕, Ph.D., Registered Investment Adviser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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