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글을 따로 모웁니다. 저의 사이트에 처음 오시는 분들이 간단하게 먼저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다른 곳에 글과 중복되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결혼기념일을 뜻깊게 보내기 위해서 이름이 알려진 고급식당에 갑니다. 가격이 매우 비싼 음식을 주문합니다. 잔뜩 기대했는데 맛이 좀 그렇습니다. 불평을 조금 하니 주방을 지휘하는 주방장이 나옵니다. 손님이 주방장에게 음식을 먹어보라고 요구합니다. 주방장이 “내가 만든 음식이지만 저는 먹지 않습니다. 사실 맛도 없고 가격은 매우 비쌉니다.”라고 말하면 손님의 기분은 어떠할까요?
회사 대부분은 회사 직원에게 은퇴플랜을 제공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401(k)입니다. 직장인이 적은 돈으로 은퇴자금을 만들 수 있는 좋은 플랜입니다. 401(k)에는 회사원이 투자할 수 있는 여러 투자종목이 있습니다. 투자종목을 선택할 때 회사는 회사의 이익보다 회사원의 이익을 우선해서 투자종목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것이 법으로 정해진 ‘신용의 의무(Fiduciary Duty)’입니다.
일반 투자자는 재정설계사 모두가 손님의 이익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신용의 의무’가 당연히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험설계사, 주식 브로커,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대부분 재정설계사는 이러한 ‘신용의 의무’가 없습니다.
Ameriprise는 일반인의 투자를 도와주는 금융회사입니다. 여기에서 일하는 재정설계사는 10,000명을 고용한 큰 회사입니다. 회사 직원인 재정설계사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했습니다. 직원에게 제공한 401(k) 투자종목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입니다. 회사는 회사 직원들의 소송에 2,750만 불을 지급하기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Ameriprise to pay $27.5 million settlement in 401(k) fiduciary breach suit, InvestmentNews, Mar. 26, 2015)
이러한 일이 한 금융회사에만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MassMutual 금융회사는 401(k) 비용이 비싼 이유로 직원들이 회사를 소송했습니다. 회사는 $31 million으로 합의했습니다. (MassMutual settles 401(k) suit with its employees for $31 million, Investmentnews, June 17, 2016).
*Transamerica 금융회사는 직원들과 $3.8 million으로 합의했습니다.
*New York Life 대형 보험회사는 현재 직원들과 소송 중에 있습니다. (New York Life sued by employees claiming excessive 401(k) fees, Business Insurance, July 21, 2016)
*Fidelity는 미국에서 401(k)을 운용하는 가장 큰 금융회사입니다. Fidelity도 직원들 은퇴플랜에 비용이 적은 인덱스 펀드를 이용하지 않고 비싼 Fidelity 뮤추얼 펀드와 운용비를 부과했습니다. 회사는 직원들과 소송에 합의했습니다. (Fidelity settles lawsuits over its own 401(k) plan, CNNMoney, Aug. 18, 2014)
*Wells Fargo, Wal-Mart, Boeing, Lockheed Martin 회사는 직원들과 소송에 합의했습니다. *Newberger Berman 뮤추얼 펀드 회사도 401(k) 높은 투자비용과 저조한 수익률로 직원들이 소송했습니다. 회사에서 제공한 뮤추얼 펀드의 수익률은 4.7%였지만 같은 기간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은 12.1%였습니다. (Self-Dealing With 401(k), WSJ, Aug. 6, 2016)
*Morgan Stanley 직원 60,000명이 자기 회사를 소송했습니다. 직원에게 제공한 401(k)은 투자비용은 많고 수익률은 형편없다는 이유입니다. (Employees sue Morgan Stanley over 401(k) plans, CNNMoney, Aug. 19, 2016)
일반 투자자를 도와준다는 금융회사가 직원들을 위한 은퇴플랜도 비용이 많은 투자종목으로 구성했습니다. 자기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한테도 투자비용을 이렇게 높게 책정했다면 과연 일반 투자자의 돈은 어디에 투자하는지 자못 의심스럽습니다. 재정설계사는 회사를 위해서 분명 일합니다. 그래야 승진하고 봉급도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가격은 비싸고 맛이 없는 음식에 대해서 재정설계사는 강력히 항의하지만 똑같은 음식을 본인의 고객에게 먹으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나를 도와주고 있는 재정설계사가 과연 누구를 위해서 일하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10/17/2016
Copyrighted, 이명덕 박사의 재정칼럼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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