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마무리 합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저는 아이들을 어떻게 하는 것이 참된 교육인지를 알고 있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아직도 많은 경우 갈팡질팡 허덕허덕합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아이에게 “너는 명문대학교에 가라"고 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항상 옆에 붙어 다니는 친구 아이가 명문대학에 원서를 제출할 때도 저희 아이는 미시간에 있는 대학으로 가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지금 생각해 봅니다.
GM과 Ford 회사에서 25년간 일한 경험을 조금 이야기합니다. 어느 회사나 연말이 가까이 오면 직원들의 일한 평가를 합니다. 리더십, 창의력, 임기응변력, 친화력, 순발력, 지구력, 등 여러 가지를 갖고 평가합니다. 이때에 직원들이 어느 대학교를 나왔는지는 전혀 거론하지 않습니다. 출신학교는 결코 평가 종목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서 함께 일했습니다. 어느 학교 출신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이 말은 좋은 학교 출신이 사회에서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긴 “인생에서 성공했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직도 잘 모릅니다.
돈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이라면 Michael Dell (Dell Computer)은 억만장자(Billionaire)입니다. 그러나 텍사스 대학교에 다니다가 그만두었습니다. 저는 이 사람과 같은 기숙사에 살았습니다. 조금 안타까운 점을 말한다면 “나는 이 친구를 잘 알고 있는데 이 친구가 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주위에 있는 분들께 잘(?)하십시요. 이분들이 장차 무엇이 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각설하고, 명문대를 보낸 부모님은 이 글을 보면 “이 친구 뭘 모르고 말을 한다"라고 할 것입니다”, “명문대를 나오면 좋은 기회가 얼마나 많은데”,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데” 등 말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고백합니다. 사실 제가 잘 모릅니다. 그리고 명문대를 갈 수 있는 실력인데 보내지 말라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사회에서 겪은 저의 작은 경험을 말하는 것 뿐입니다.
한국에서는 학벌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그야말로 평생 따라다닌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한국식의 생각으로 미국에서도 명문대, 그것도 아이비리그를 나와야 인생의 성공이라 생각하는 한국 부모들이 간혹(?)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학벌의 중요성이 한국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입니다.
직장에 있을 때 대학교로 학생들을 모집(recruit) 하러 다닌 적이 있습니다. 학생들을 만날 때 그야말로 좋은 학교, 그다음 수준의 학교 등을 갖고 차별화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성적만 일단 통과하면 그다음은 학생이 면접(job interview)하면서 학생들의 자질을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에 오면 많은 부분을 재교육 시킵니다.
학교와 사회생활은 똑 같지 않습니다. 혼자서는 공부를 잘 할 수 있을련지는 모르나 단체생활에서는 어떻게 적응할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공부하는 것을 격려하지 않고 무관심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사실 무관심 할 한국부모는 없지만 말입니다. 단지 명문대를 보내기 위해 혹시 생길 수 있는 부작용,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가 될까 해서 하는 말입니다.
명문대를 가는 학생들의 의지력과 열심히 하는 근면성은 높이 살 만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본인이 열심히 하고 부모 역시 열심히 도와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모든 학생이 아이비리그를 갈 수는 없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더 잘 압니다. 공부를 잘하면 우리 부모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말입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따르지 못하는 걸 어쩌란 말입니까?
저희 회사에 파트너로 있는 Robert Yi가 있습니다. Robert은 Yale 대학에서, 그리고 영국에 있는 Cambridge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습니다. 사실 이 친구는 영민 엄마의 남동생입니다. 이 친구의 말도 학교와 사회는 다르다고 합니다.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가 중요하지 않고 사회에서 어떻게 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을 합니다.
아이들은 각자 타고난 재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아이는 조금 일찍 성숙하고 어떤 아이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의 여유를 조금 가집시다. 인생을 많이 산 어른들이 쥐꼬리만큼 산 아이들에게 많은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다 너를 위해서다”라는 말로 말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수능시험, 미국의 대학원서 제출, 아이들에 대한 걱정 등을 요사이 자주 듣습니다. 자세히는 모르나 한국과는 달리 (혹시 이것도 제가 잘 모르고 하는 말인지는 모르나) 미국에선 어느 대학을 나와도 괜찮을 듯 합니다. 그저 용기와 믿음과 사랑을 듬뿍 아이들에게 줍시다. 사실 저에게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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